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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쓴 최덕주 감독] 4강까진 했다 우승할 줄은 몰랐다

한마디로 그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중앙대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1984년)과 포항(85년)에서 단 두 시즌을 뛰었고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태극마크는 근처도 가지 못했다. 86년 독일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듬해 일본 실업팀 마쓰시타전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서른 살에 유니폼을 벗고 일본에서 지도자 길로 들어섰다. 주로 고등학교와 실업팀을 이끌었다. U-17 여자대표팀 최덕주(50.사진) 감독 얘기다.  2005년 국내로 돌아온 그는 2007년 축구협회 전임지도자가 됐고 지난해 17세 이하(U-17)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로는 그저 그랬지만 지도자로서는 달랐다. 그는 첫 대회인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방콕)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5일 북중미 카리브해의 작은 섬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우승 소감은. "꿈만 같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다. 여민지.김다혜.심단비(GK) 등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우승 주역들이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해 걱정이 많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정신력을 보여줬다." -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이란 큰 영광을 안았는데. "선수들이 훌륭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지도자가 이 선수들을 가르쳤더라도 우승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운 좋은 감독이다." 김종력 기자

2010-09-26

'드라마 같은 결승전' 1-0 1-1 1-2 2-2 2-3 3-3, 그리고 5-4(PK) 이 순간···업어주고 싶은 우리의 딸 21명

열일곱 살 소녀들은 스스로를 믿었다. 그 믿음이 뒷심의 원천이었다. 뒤져도 흔들리지 않은 소녀들은 고비를 넘어섰고 결국은 경기를 뒤집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 태극소녀들은 어느덧 '역전의 명수'가 돼 있었다.  25일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 연장전까지 120분간 혈투는 3-3으로 끝났다. 남은 건 승부차기. 시작부터 꼬였다. 일본의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첫번째 키커 이정은(함안대산고)의 킥이 일본 골키퍼 히라오 에리에게 막혔다. 0-1 상황.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역전의 명수'에게 미소를 지었다. 일본 2번 키커 와다 나오코의 킥이 크로스바를 넘었다. 반면 한국 에이스 여민지(함안대산고)는 차분하게 킥을 성공시켰다.  되레 일본이 쫓기는 처지가 됐다. 4-4 동점에서 일본 6번 키커 무라마쓰 도모코가 크로스바를 맞혔다. 한국의 마지막 키커 장슬기(충남인터넷고).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골네트 상단에 공을 꽂아 넣었고 대역전극이 완성됐다. 서로를 얼싸안은 선수들은 눈물 대신 함박웃음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역전 드라마는 전반전부터 시작됐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던 최덕주 감독의 독려 속에 한국은 전반 6분 이정은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 11분과 17분 연거푸 실점하며 주도권을 일본에 내줬다. 1-2로 뒤진 채 하프타임에 들어갈 것 같던 전반 46분 주장 김아름(포항여자전자고)의 오른발이 빛났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중거리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26분 중거리슛으로 골대를 강타했던 그 오른발이 이번에는 빗나가지 않았다.  기본기가 탄탄한 일본은 강했다. 후반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은 일본은 후반 12분 가토 지카의 골로 다시 앞섰다. 하지만 골을 내주면 집중력이 더욱 강해지는 한국이었다. 후반 34분 이소담(현대정보과학고)은 그림 같은 하프발리슛을 성공시켜 3-3 동점을 만들었다. 바로 1분 전 김나리(현대정과고)를 빼고 이소담을 투입한 최덕주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한국은 8강전과 준결승전에서도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는 0-2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었다. 스페인과 준결승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16분 만에 2-1 역전에 성공했다. 주눅들지 않고 제 실력을 100% 발휘한 덕분이다. 언니.오빠들이 오르지 못한 최고의 자리에 선 한국축구의 차세대 소녀들. 세상을 향해 당당하면서도 자신의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쾌속세대'다. 장치혁 기자

2010-09-26

"즐기다 죽어서 나오자" 태극 소녀들에게 축구장은 놀이터

태극소녀들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얼른 대회 나갔으면 좋겠다" 두려움보다 자신감으로 똘똘 일본 개인기·수비 좋아…강한 압박 축구가 우승 열쇠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여자축구 대표팀이 25일 오늘 트리니다드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 나선다. 상대는 일본. 한국 축구 역사에서 FIFA 주관 대회 결승전에 서는 건 이들이 처음이다. 이미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쓴 태극소녀들. 하지만 '우승'이란 목표가 남아 있어 스스로를 다잡았다. 한국 선수들은 24일 일본의 경기 비디오를 보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최 감독은 "일본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좀 더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이기고 돌아가자"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즐기는 축구로 꿈을 이룬다= 스트라이커 김다혜(17.현대정과고)는 누구보다 이번 대회를 기다렸다. 올해 남아공 월드컵(16강)과 U-20 여자월드컵(3위)에서 보여준 오빠.언니들의 선전에 꿈이 커졌다. 그는 "오빠들도 언니들도 정말 부럽다. 우리도 빨리 그런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컸던 것은 그간 쌓아온 성적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여자축구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여자축구 강국인 일본과 북한을 준결승과 결승에서 차례로 꺾었다. 대회 개막이 코앞에 닥쳤을 때도 이들은 자신만만했다. 수비수 신담영(17.동부고)은 "우리도 최소한 3위는 해야죠. 언니들도 3위를 했는데"라고 목청을 높였다.  선배들의 유명세도 이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됐다. 여민지(17.함안대산고)는 "대표팀에서 같이 방을 쓰는 (지)소연(20.한양여대) 언니가 유명해지니까 재미있고 신기하다.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다혜는 "여자축구 인기가 높아져서 여자선수들 몸값도 올라가면 좋겠다. 대표팀 오빠들 연봉을 듣고 깜짝 놀랐다. 우리도 잘하면…"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이들에게 축구장은 가기 싫은 전쟁터가 아닌 '꿈이 이루어지는 무대'이자 놀이터다. 주장 김아름은 스페인과 준결승을 앞두고 "재미있게 즐기다 죽어서 나오자"고 소리쳤다. 나이지리아도 스페인도 '즐기는 태극소녀'를 당할 수 없었다. ◇강한 압박으로 일본에 맞선다= 일본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1-4로 크게 진 뒤 4연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개인기가 뛰어난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약체 베네수엘라.뉴질랜드를 맞아 12골을 퍼부었다. 수비도 견고해 아일랜드와 8강전 북한과 준결승에서 한 골씩만 내줬다.  일본의 에이스는 요코야마 구미(17)다. 준결승전까지 6골로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여민지와 함께 골든볼(최우수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대회 개막 두 달 전까지도 대표팀 후보조차 아니었다가 지난달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교가와 마이(17).다나카 미나(16).가토 지카(16) 등 주전들이 부진하자 교체로 들어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일본을 결승까지 이끈 견인차였다.  최 감독은 "일본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개인기도 좋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들보다 강한 상대에게는 한 수 접어주는 특징이 있다. 강한 압박으로 꼭 승리해 한국 축구사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23일에는 훈련이 끝난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을 지켜볼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는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일본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 스포츠는 스포츠이지만 상대가 일본인 만큼 어려운 상황이 와도 피하거나 물러서지 말고 '내가 한 발 앞서 싸운다'는 각오로 임하자." 딸에게 보내는 응원 편지 "엄마는 민지가 2골 넣을 것 같아" 사랑하는 딸 민지야. 엄마는 여기서 네 경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보고 있어.  이번에는 지상파 TV로 중계가 돼 아주 편하게 네 경기를 다 보고 있다. 사실 지난해 16세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는 TV 중계가 없었잖니. 우리 팀이 우승을 하고 또 네가 득점왕에 올라서 사람들이 네가 잘했다고들 하는데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어야지. 네가 돌아온 뒤 인터넷에 떠도는 골 모음을 보여줬을 때에야 잘했구나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감회가 새롭다. 엄마는 원을 풀었어. 네 경기가 당당하게 지상파 전파를 타니 더 바랄 것도 없네.  추석에 열린 스페인과 준결승은 가족들 모두 모여 네 모교 명서초등학교에서 봤다. 무릎을 절면서 나왔다면서. 경기 후 통화했을 때도 '괜찮다'고 하더니 기사를 보니 반창고투성이에 다리를 절면서 나왔다고 쓰였더라. 안 아프다고 해 걱정을 놓고 있었는데 다시 걱정이 한아름이야. 돌아오면 꼭 병원부터 가자.  그날 경기 때 첫 골을 내주고도 엄마의 마음은 든든했다. 네가 있으니까. 오히려 엄마는 첫 골을 내주면 꼭 이길 것 같아. 너희들은 지고 있으면 오기가 생겨서 더 잘하곤 하잖니. 그래도 일본전에서는 꼭 선제골을 넣었으면 해. 결승전이니까 앞서간다고 해서 해이해지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으니. 우승이 코앞이니 네가 두 골 정도 넣고 3-1로 이겼으면 좋겠다. 너도 두 골 넣고 싶다고 인터뷰했더라. 우리 모녀는 텔레파시가 통하는가 봐.  사람들이 3관왕 이야기를 하던데 엄마는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싶어. 우승만 하고 돌아와도 엄만 정말 네가 자랑스러울 거다. 엄만 너 여섯 살 때(1998년) 박세리 선수가 맨발 투혼으로 US오픈 우승하는 걸 보고 너를 꼭 멋진 골프 선수로 키워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멋진 축구 선수가 됐네. 네가 아플 때는 후회도 많이 했지만 축구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던 게 지금은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지난달 (지)소연이가 청와대에 갔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 나도 우승해서 청와대 가고 싶어요" 그랬지? 우승하면 네 소원 이룰 수도 있겠네. 돌아오면 엄마는 맛있는 '집밥' 해 줄게. 엄마 아빠는 우리 딸 민지를 정말 사랑한다. 파이팅! 온누리 기자

2010-09-24

여민지-요코하마 한·일 골잡이 대결

한국과 일본이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정상을 놓고 25일 숙명의 일전을 벌인다.  최덕주 감독(50)이 이끄는 한국 여자 U-17 축구대표팀은 21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코우바 아토 볼든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준결승에서 여민지(17.함안대산고) 주수진(17.현대정보과학고)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한국-스페인전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에서 '디펜딩챔피언' 북한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FIFA 대회 첫 한.일 결승 격돌이 될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여민지 일본은 요코야마 쿠미(17)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건다. 여민지와 요코야마는 양 팀의 간판 골잡이다. 둘은 4강전에서도 나란히 골을 터트리며 조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여민지는 0-1로 뒤지던 전반 24분 몸을 날리는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요코야마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25분 일본의 승리를 확정짓는 역전 결승골을 넣었다. 요코야마의 골은 북한 수비수 5명을 현란한 드리블로 제치고 넣은 골이었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더라도 여민지와 요코야마의 맞대결은 이번 결승전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특히 우승을 차지하는 쪽이 우승트로피 최우수선수(MVP)상을 휩쓸 가능성이 커 더욱 눈길이 간다.  기록을 통해 가려지는 득점왕은 여민지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여민지는 8골로 득점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요코야마는 6골로 추격 중이다. 결승에서 한국이 우승을 거둔다면 여민지는 득점왕 MVP까지 석권해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이번 대회 최고 명승부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여민지는 혼자 무려 4골을 뽑아내며 6-5의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요코야마는 뉴질랜드와의 조별리그에서 2골을 넣는 등 이번 대회 총 5경기에서 매 경기 골을 기록 중이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10-09-22

여민지 득점왕·MVP '눈앞'…우승 트로피까지 싹쓸이 도전

'우승컵과 득점왕 MVP까지 놓치지 않는다.' 17세 이하(U-17) 여자 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면서 간판 골잡이 여민지(17ㆍ함안대산고.사진)도 한국 축구선수 최초 득점상(골든부트)과 최우수선수상(골든볼) 수상이라는 또 하나의 '신화'에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 여민지는 21일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우바의 아토 볼던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골1도움의 활약으로 '리틀 무적함대' 스페인을 2-1로 침몰시키고 한국 축구 사상 최초 FIFA대회 결승 진출 달성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매경기 승부의 분수령에서 날카로운 '공격 본능'을 과시하던 여민지는 이날 경기에서 한골은 직접 넣고 나머지 한골도 도움으로 합작하는 등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8강전까지 7골로 여민지와 동률이던 독일의 키이라 말리노프스키를 비롯해 득점 순위 10위권 이내의 경쟁자들은 모두 8강에서 탈락해 짐을 쌌다. 일본의 요코야마 쿠미(4경기 5골1도움)와 북한의 김금정(4경기 4골)이 각각 득점 순위 6위와 8위에 올라 있지만 여민지의 '폭풍활약'약에는 미치지 못한다. 여민지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데도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모두 4골을 쓸어담으며 한국 축구 선수로 FIFA 주관대회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을 새로 작성하는 등 무서운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여민지는 득점왕 외에도 이번 대회 FIFA 등록 기자단 투표를 통해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도 떠올랐다. 물론 두 상 중 하나만 차지하더라도 한국 축구 선수로서는 남녀와 나이대를 불문하고 최초가 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이나 골든슈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 8월 끝난 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19ㆍ한양여대)이 8골로 받은 다득점 2위 '실버부트'와 최우수 선수 부문 2위 '실버볼'이 한국 선수가 FIFA 대회에서 받은 개인상 부문 역대 최고 성적이고 남자 대표팀에서는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브론즈볼을 수상한 적이 있다. 대회 직전 "(지)소연 언니처럼 최소 8골은 넣고 세계무대에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겠다"던 다짐을 차근차근 실현해가고 있는 여민지. 바람대로 우승컵과 득점왕 MVP까지 모두 거머쥐며 또 다른 '새 역사'를 써내려가기까지 이제 나흘 후 일본과 결승전 단 한 경기만이 남았다.

2010-09-21

한국여자축구가 보내온 '최고의 추석선물'

여자축구가 먼저 세계를 호령할 줄은 몰랐다. 이제 결승에서 일본만 꺾으면 17세 이하 한국여자축구가 '천하통일'에 성공한다. 한국은 21일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우바 소재 아토볼든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17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여민지(함안대산고)와 주수진(현대정보과학고)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감격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FIFA주관 메이저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한국은 북한을 2-1로 꺾은 일본과 오는 25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한판승부를 벌인다.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축구가 FIFA주관 메이저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1983년에 열린 20세 이하 FIFA월드컵에서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고 2002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호가 4위를 차지해 세계를 놀래켰다. 그동안 관심이 줄곧 남자축구에만 쏠리다 올해 들어 갑작스레 '여풍(女風)'이 도드라졌다. 앞서 20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에서 '여자 메시' 지소연(한양여대)이 이끈 대표팀이 3위를 차지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번엔 세 살 어린 동생들이 4강에 오른 데 이어 결승티켓을 거머쥐었다. 선제골은 스페인이 먼저 뽑았다. 전반 23분 수비진에서 대각선 패스를 받은 푸테야스가 왼쪽 측면에서 한국 수비수 두 명을 개인기로 뚫고 크로스를 올리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도사리던 아만다 삼페드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쇄도하며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태극소녀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25분 미드필드 지역에서 상대의 패스를 끊은 김나리가 단독 질주하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대 쪽으로 질주하던 여민지가 골 지역 정면에서 다이빙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여민지의 대회최다인 8호골. 골이 터지자 동점골 주인공 여민지를 비롯해 선수 전원은 중계 카메라를 향해 큰절을 올리며 추석을 맞아 한인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한가위 세리머니'를 펼쳤다. 빠른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가로챈 여민지가 스루패스한 볼을 주수진이 잡아 수비수 2명과 골키퍼까지 여유 있게 돌파하고 나서 텅 빈 골대를 향해 역전골을 넣으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편 이어 열린 준결승에서는 대회 첫 4강에 오른 일본이 디펜딩 챔피언 북한과 맞붙어 1-1로 맞서던 후반 25분 요코야마 쿠미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문턱에서 탈락한 북한은 오는 25일 스페인과 3-4위전을 치른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0-09-21

태극소녀들 '한가위 선물' 쐈다…U-17 여자월드컵 사상 첫 결승 진출

‘17세 태극소녀’들이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앞세워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 대표팀은 21일 트리니다드 토바고 코우바의 아토 볼던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FIFA U-17 여자월드컵 준결승에서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0-1로 뒤지던 전반 25분 여민지의 동점골과 전반 39분 주수진의 역전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태극소녀들은 역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해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1983년 멕시코 20세 이하(U-20) 월드컵(당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과 2002년 한·일 월드컵, 그리고 올해 독일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통산 네 번째지만 결승까지 오른 것은 U-17 대표팀이 역대 처음이다. 특히 이날 동점골을 뽑아낸 ‘슈퍼 골잡이’ 여민지는 조별리그와 8강 및 4강까지 5경기를 뛰면서 8골(2도움)을 터트리며 득점 단독 1위를 유지해 득점왕 자리를 예약했다. 한국은 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7시 포트오브스페인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북한-일본의 4강전 승자와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연합]

2010-09-21

U-17 여자월드컵, 남북한 감독 '동반 결승 진출' 다짐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U-17(17세 이하) 여자월드컵 4강전을 하루 앞두고 남북한 대표팀 감독이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동반 결승 진출을 다짐했다.  최덕주 한국대표팀 감독과 리성근 북한태표팀 감독은 20일 트리니다드 토바고 수도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 앞에서 "4강에서 꼭 이겨 결승에서 보자"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 감독은 "북한이 일본을 꼭 이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승에서 만났으면 한다"면서 얼굴을 마주한 리 감독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고 리 감독도 "그래요 그래"라고 화답하며 최 감독의 손을 잡고 활짝 웃었다. 두 감독은 잠시 손을 잡은 채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등 남북한이 4강에 동반 진출한 기쁨을 나눴다.  리 감독은 "남조선(한국)이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보면 스페인에 충분히 이긴다"며 "우리가 한번도 싸워보지는 않았지만 스페인은 되지 않는다. 구락부(단체)가 많지 않다. 선수가 없다"고 한국팀의 결승 진출을 낙관했다.  한국과 북한은 21일 코우바 스타디움에서 각각 스페인과 일본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북한보다 3시간 앞서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북한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한다면 FIFA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한민족간 정상을 다투는 감격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결승전은 25일 치러진다.  한편 대표팀의 최 감독은 "공격력을 강화해 스페인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최 감독은 "스페인전에서는 이전보다 공격력을 강화해 많은 골을 넣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스페인은 공격보다 수비가 낫지만 이는 공격이 수비보다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많은 골을 낸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5골이나 내주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수비진도 한층 보강해 스페인 골게터 팔로마 라사로의 발을 꽁꽁 묶겠다고 밝혔다. 라사로는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와 8강전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차세대 골잡이' 여민지(17) 등 공격수들이 이전 경기보다 적진에 깊숙이 침투해 스페인의 골문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왼쪽 발목을 다친 공격수 김다혜(17)의 경우 몸상태를 지켜본 뒤 스페인 전 투입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후반 교체 멤버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10-09-20

[베이징 올림픽] 한국 좌완 '31년간 일본 꿇렸다'

1978년 9월 한-일 고교 친선대회. 당시 김영덕 천안북일고 감독(전 빙그레)은 대회를 앞두고 주저없이 부산고 3학년 왼손 투수를 불러 세웠다. "네가 나가는 거야. 세 경기 다 책임질 각오하고." 마운드에 오른 이 왼손 양상문(현 LG 코치)은 나흘간 치러진 3경기서 모두 나가 2승1패를 기록 했다. 2008 베이징야구 한-일전에서 좌완 '일본 킬러' 계보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김광현(SK)이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5탈삼진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해 코나미컵 올림픽 일본과의 예선전 5.1이닝 7탈삼진 1실점에 이어진 호투 퍼레이드다. 유독 한-일전에서 한국 좌완은 일본에 무적이다. 왼손 전설의 시작은 1977년 11월 니카라과 선수권 대회 이선희(전 삼성 코치)부터다. 일본전 선발 최동원이 솔로홈런을 내준뒤 이후 마운드에 올라 무려 12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호투 했다. 이선희는 이후 80년 도쿄선수권대회에서도 일본을 맞아 3회부터 9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왼손 에이스=일본전 투입 공식은 이때부터 시작돼 이후 80년대 김기범(전 LG)-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구대성(한화)을 거쳤다. 스무살 짜리 김광현의 등장은 이 계보를 다시 화려하게 꽃 피운 명품이다. 한국 왼손은 왜 일본에 강할까. 세상에 널린 투수는 왼손 아니면 오른손 아닌가. 우투 좌타가 태생적으로 많은 일본야구 특성도 있지만 정답은 슬라이더에 있다. 양상문 코치는 "예나 지금이나 일본 타자들은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 또는 바깥 코스 모두 최대한 홈플레이트에 올 때까지 끌어 당겨 놓고 손목으로 때려낸다. 파울 아니면 단타에 그쳐서 큰 것 한 방 승부가 쉽지 않다. 수준급 슬라이더를 갖고 있는 왼손이라면 한-일전 승률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라고 설명 했다. 김광현은 "일본 킬러'라는 별명이 앞으로 하나 더 생길 것 같다"며 "예선 때와 달리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패턴을 바꾼 게 먹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30년 넘게 한국 왼손의 슬라이더가 일본 야구를 제압하고 있는 셈이다.

2008-08-22

[베이징 올림픽] 역대 한·일전 '8회는 V이닝'

한국은 역대 한-일전에서 유난히 8회에 승리의 드라마를 찍곤했다. 한국에게는 승리를 일본에는 패배를 부르는 이닝이 8회다. 한국이 사상 처음 일본을 3-0으로 물리치고 아시아선수권을 차지한 지난 1963년. 김응용은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1-0으로 앞서던 8회 박현식을 1루에 두고 중월 쐐기 홈런을 쏘아올렸다. 높아만 보였던 일본의 벽이 허물어진 순간이었다. 1982년 세계 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최종전 김재박의 개구리번트도 역시 8회 나왔다. 김재박은 1-2로 지고 있던 8회 1사 3루에서 피치아웃하는 공을 스퀴즈로 연결시켰고 이어진 2사 1 2루에서 한대화가 왼쪽 폴대를 맞는 역전 3점 홈런으로 일본을 물리쳤다. 프로가 참가한 뒤에 이뤄진 맞대결에서도 8회 드라마는 지속됐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전에서 만난 일본전 이승엽이 8회 마쓰자카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3-1 승리를 일궈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일본과의 맞대결. 일본과의 지역예선 첫경기에서 이승엽은 1-2로 지고 있던 8회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렸고 본선 8강전 다시 만난 일본전에서 이종범은 0-0으로 맞서던 8회 1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리고 21일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2-2이던 8회 이승엽이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2008-08-22

[베이징 올림픽] '휴~' 남몰래 가슴 쓸어내린 이승엽 아버지 이춘광씨

"얼마나 가슴 졸였던지…." 온 국민이 이승엽의 극적인 홈런 한방에 환호하던 22일.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린 이가 있었다. 바로 아버지 이춘광(65)씨.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최종 예선 때 현장에서 응원했던 이씨는 이번 베이징행에 동행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2군에서 통증과 싸우면서도 조국의 부름에 기꺼이 태극마크를 단 아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승엽은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부진에 빠졌다. 예선전 성적은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아버지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죄인된 느낌이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줬지만 나도 몰래 고개가 숙여지고 피하게 되더라."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 "밖에 사람이 볼까 무섭다"는 이씨는 집에서 홀로 TV를 켰다. 삼진 병살타 또 삼진. 이승엽이 처음 3타석에서 찬스 때마다 범타로 물러나자 아들만큼이나 아버지도 답답했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승엽이는 경북고 시절부터 2002년 한국시리즈 2003년 56호 홈런 2005년 지바 롯데 우승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등 가장 극적인 순간마다 강했다." 아버지의 기도는 베이징에 있는 아들에게 전달됐고 이승엽은 8회 결승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가 끝난 뒤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 마음 고생 많이 하셨죠"라고 묻는 아들에게 이씨는 "고생이야 네가 더 많았지. 결국 해내줘 기쁘구나.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도 많이 기뻐하실 게다"고 보듬어줬다. 정회훈 기자

2008-08-22

[베이징 2008] 한국 야구는 뚝심···올림픽 열기 '피크'

김경문(50)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의 뚝심이 '늙은 여우' 호시노 센이치(61) 일본 감독을 무너뜨렸다.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양팀 감독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호시노 감독은 사사건건 '말 야구'로 한국팀의 신경을 건드렸다. "한국의 경계 대상은 선수가 아니라 위장 오더"라는 등 지난해 12월 올림픽 예선 때 나온 한국의 '이중 오더'를 물고 늘어졌다. 이럴 때마다 김 감독은 "일본이 야구 강자인데 그 정도의 아량과 마음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며 "입씨름하고 싶지 않다. 실력으로 겨루자"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주문했다. 결국 김 감독은 말이 아니라 실력으로 호시노 감독을 예선리그와 준결승전까지 두 번이나 무릎 꿇게 만들었다. 한국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8연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김경문 감독의 강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말하면 뚝심과 믿음이다. 고집불통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김 감독은 자신의 뜻을 좀체 굽히지 않는다. 준결승전 승리 후 "저는 승부를 걸어야 될 타임이라고 판단되면 무조건 합니다. 그리고 제가 책임지면 됩니다"라고 밝힌 데서도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그의 뚝심대로 이날 경기에서도 용단을 내렸다. 1-2로 뒤진 7회 말 1사 1루에서 이번 대회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대호를 빼고 대주자 정근우를 투입했다. 이 경기를 미국으로 중계방송 하던 해설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사 1 2루에서 대타 이진영의 우전안타 때 발 빠른 정근우가 홈을 파고 들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만약 이대호였다면 홈에서 아웃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이런 과감한 작전의 배경에는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8회 말 결승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한 것도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은 큰 경기에서 쳐주는 선수이니까 한 경기만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4번 타자로 기용했다. 마침 오늘이 그날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달 이대호를 대표팀에 선발했을 때도 팬들의 비난이 많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시아 예선전부터 함께 고생한 선수를 데려가겠다"며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다. 이대호는 이번 올림픽 예선리그에서 결정적일 때마다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김 감독은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이런 말을 했다. "큰 경기에서는 선수 한 명이 미쳐야 한다"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선수가 아니라 김경문 감독에게 신이 들렸다. 한편 가장 중요한 순간에 '국민타자'의 이름값을 해낸 이승엽(32)은 경기 후 "그동안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고전했었다"고 울먹인 뒤 "감독님이 여전히 나를 믿고 있다는 생각에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2008-08-22

[베이징 2008] 일본전 이승엽 한 방은 '1천만불'

가뭄에 단비가 내리 듯 기대렸던 이승엽(32)의 홈런포가 마침내 터졌다. 그것도 숙적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폭발했다. 결승 투런. 이 한방으로 이승엽은 '국민타자'의 명성을 되찾았고 한국야구는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하루 종일 다시 봐도 질리지 않을 시원한 홈런포 온 국민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로 선사한 홈런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굳이 따진다면 적어도 100억원(약 1000만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조한 '한방'이었다. 우선 대표팀이 결승에 선착하면서 병역 미필 선수들은 면제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번 대표팀 24명 가운데 미필자는 14명.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 때와 같은 역대 최다 숫자다. 미필자 14명의 연봉 총액은 16억 3200만원 평균 연봉은 1억 1657만원이다. 이들이 병역 특례를 받아 공백없이 뛴다면 전성기 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2년이나 빨리 얻을 수 있다. FA 기간 단축는 개인 당 최소 10억원 이상의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이대호.류현진.김광현.이용규.윤석민 등 젊은 선수는 물론이고 올 시즌 후 군대를 가야 하는 '위기'에 놓인 송승준.이택근 등은 당장 혜택을 받게 됐다. 공백기 없이 꾸준하게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도 큰 호재다. 팬들은 스타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계속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프로야구 수준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아울러 2000년 시드니 이후 8년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은 당장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400만명을 돌파한 2008 프로야구는 사상 최고 흥행몰이를 했던 1995년(540만명)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다면 야구의 인기는 더욱더 수직상승할 것이다. 1995년 프로야구는 약 218억 181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8-08-22

한국 야구, 숙적 일본 꺾고 결승 진출…태권도 금 2개 추가

'아~ 이승엽.' '역시 국민타자 이승엽이었다.' 한국 야구가 이승엽의 결승 투런홈런으로 일본을 6-2로 꺾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21일(이하 LA 시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4강전에서 2-2 동점인 8회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결승 우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23일 미국-쿠바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재연이었다. 시드니올림픽 일본전에서 역전 2루타를 날리며 한국에 올림픽 첫 동메달을 안긴 이승엽은 이전까지의 부진을 털고 마지막 타석에서 해결사다운 한 방을 터트렸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추가 득점을 내며 승부를 갈랐다. 한편 이날 태권도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졌다. 손태진과 임수정이 금메달 획득 한국은 금 10 은 10 동메달 6개로 종합 7위를 기록했다. 역시 태권도는 한국이 자랑하는 '효자 종목'이었다. 첫 주자로 나선 임수정은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터키의 아지제 탄리쿨루를 상대로 20초 남기고 결정적인 뒤차기를 꽂아넣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8kg급 결승에서는 손태진이 '로페스 가문'의 셋째 아들 마크 로페스와 접전 끝에 3-2로 신승하며 1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은 태권도 남은 두 체급에서 황경선과 차동민이 금메달 추가를 노린다. 황경선은 여자 67kg급 차동민은 80kg 이상급에서 금 사냥에 나선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사과드립니다 = 21일 한-일전 야구경기를 독점 생중계한 Koreadaily.com에 접속자가 몰려 한때 서버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생중계를 듣던 네티즌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Koreadaily.com은 오는 23일 쿠바와의 결승전에 대비해 최상의 청취 환경을 제공하기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많은 청취 바랍니다.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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